시인 전경희 문학지교동행회장

[대한여성일보 = 대한여성일보] 어머니는 농부의 아내였다.
계절마다 근무처를 옮기시고
몇 마지기 콩밭으로 출근하셨다.

봄볕은 어머니보다 먼저
콩밭에 터전을 잡고
빛도 매고, 콩밭도 맸다.

월말고사 점수 가방에 담고 달려가면
흰 두건 어머니의 손짓 음의, 그 콩밭의 밀어
나의 받아쓰기는 초록 새참이었다.

콩밭 철새 강남 가면
흰 콩보다 더 둥글어진 당신의 마음은
붉은 장독대에 서 있으셨다.

장독대는 내 어머니의 손
장독대는 내 어머니의 다리
녹색 호미에 서려 지금도 호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