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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6일 오후 8시 15분께 국정자원 대전센터 전산실에서 커다란 화재가 발생하였는데 행안부는 화재 원인이 된 UPS용 배터리가 2013년 8월 국정자원에 납품된 것으로 제조사가 권장한 사용 기간인 10년을 1년가량 넘겼다고 밝혔다.
경찰은 "작업 당시 주 전원(메인 차단기)은 차단했지만, 부속 전원(랙 차단기)은 차단하지 않아 불꽃이 튀었다"는 공사 관계자 진술을 확보하고 정확한 문제점을 확인하고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상태다.
당시 현장 직원들은 건물에 비치된 할론 소화기로 초기 진화를 시도했지만 일부 배터리에서 시작된 불길은 가라앉지 않았고, 7분 만에 다시 치솟았다. 화재 당시 소방인력 100여명과 장비 31대가 긴급 투입됐지만 전산실 내부에는 대량의 물을 뿌릴 수 없는 구조로 실제 진화에는 제대로 나서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튬이온 배터리 특성상 고열과 짙은 연기가 쏟아져 내부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했고, 전산실 구조상 서버보호를 이유로 물분사를 할 수 없어 외부에서 대기만 하며 초기 골드타임을 놓치게 되어 불길은 20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정부의 초기 발표와 위기 대응 격상마저 늦게 이뤄져 “재난 컨트롤타워가 무력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3개 센터인 대전 본원을 비롯해 대구· 광주 모두 소방안전 특별관리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다. 소방안전 특별관리대상으로 지정되면 소방청 지침에 따라 정기적으로 안전점검·훈련·컨설팅을 실시하고 화재 예방 점검 주기와 훈련 강도가 강화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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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재로 리튬이온배터리에서 불이 나 배터리 384개와 서버가 불에 타 행정정보시스템 등 정부 전산시스템 709개가 마비되거나 장애를 겪어 국민신문고, 홈텍스, 국민건강보험 등 주요 정부서비스 민원24에서는 각종 민원 발급이 불가능했고 우체국 금융망 등 실생활에 밀접한 정부 서비스가 멈췄음에도 국민들은 원인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혼란을 겪어야 했다. 전국 주민센터와 관련 업무가 줄줄이 멈췄지만, 이용자들은 원인을 몰라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일부 기관은 현장 안내문조차 제대로 붙이지 못해 민원인 항의가 잇따랐다.
화재 이후 15일이 지났지만 10월 10일 기준 217개 서비스가 정상화돼, 시스템 복구율은 30.6%를 나타냈다.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본원 전산실 화재로 정부 업무시스템이 무더기 마비에 빠진 사태는 선진적인 민간 클라우드 체계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상상 밖의 일이 현실이 된 가장 큰 이유로는 실시간 재난복구(DR·Disaster Recovery) 시스템 부재가 지목됐다.국정자원 화재는 단순한 설비 사고가 아니라 국가 디지털 안보문제로 확대되어 “정부 전산망도 멈출 수 있다”는 불편한 현실을 국민 모두가 체감한 사건이었다. 이번 국정자원 화재는 국가 디지털 인프라의 취약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으로 기록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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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는 속담이 있다. 이는 문제가 터지고 난 후에 부질없는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고 평가되는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이런 사고가 일어나고 있을까? 선진국과 기업에서는 위기관리 매뉴얼을 구성할 때 늘 발생하는 ‘만성적’ ‘즉각적’ 위기 분류 시나리오뿐만 아니라 ‘잠재적’ 위기 시나리오를 미리 만들고 대응 훈련을 한다고 한다. 이제 우리나라가 두 번 다시는 큰 사고가 터지고 나면 정부와 국회에서 야단법석을 떠는 대한민국이 안되었으면 한다.
여당과 야당은 정쟁으로 삿대질하며 싸우지만 말고 머리를 맞대고 합심하여 무엇이 진정으로 국민들이 원하는 것인지 사전대응을 강화하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혁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에서도 이를 선제적, 적극적으로 잘 실천하여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건’ 이 반복하는 부끄러운 대한민국이 이제는 되풀이 되지 않는 안전하고 행복한 나라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
대한여성일보 woman8114@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