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여성일보 = 보도국장 김근식] 담양군 대전면의 한적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은은한 찻향과 함께 흙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문을 열면 따스한 조명 아래 정갈하게 배치된 도예작품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곳은 주인이 직접 빚고 구운 찻그릇과 다기가 전시된 전통찻집이다.

직접구운 다기 전시

찻집 안은 조용하고 아늑하다. 한옥의 고즈넉한 정취 속에서 나무와 도자기의 질감이 어우러지며, 방문객들은 자연스레 마음의 속도를 늦춘다. 주인이 손수 내려주는 커피와 전통차는 단순한 음료를 넘어, 도예와 차 문화가 만나는 예술의 한 장면처럼 느껴진다.
특히 도예작품은 모두 주인의 손끝에서 완성된 것이다. 매일 흙을 만지고 불과 대화하며 만들어낸 다기에는 작가의 숨결과 세월의 온기가 배어 있다. “차를 마시는 일은 결국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이지요.” 주인의 말처럼, 이곳의 한 잔은 일상의 번잡함을 내려놓고 스스로와 마주하는 시간이다.

내림커피의 깊은 향과 대추차, 유자차, 생강차 같은 전통차가 어우러지는 메뉴는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찻잔을 들고 창밖을 바라보면, 대전면의 황금들녘 과 청량한 바람이 피부을 스치고 지난다
도예와 차, 그리고 고요함이 함께하는 이 찻집은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예술과 삶이 교차하는 작은 미술관이다. 담양의 전통과 느림의 미학이 살아 있는 이곳에서, 한 잔의 차로 마음을 덥혀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