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판사 탄핵 가결, 헌정 사상 처음 -찬성 179 vs 반대 102 압도적 가결 최창호 취재본부장 news5147@naver.com

2021년 02월 04일(목) 20:58

▲임성근 부장판사(당시 대법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가 지난 2012년 12월23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연합뉴스

[대한여성일보 = 최창호 기자] 국회는 4일 본회의에서 세월호 7시간 명예훼손 사건 판결에 개입했다는 비판을 받은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안을 가결했다. 헌정사상 일반 법관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돼 헌법재판소로 심판청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법관 임성근 탄핵소추안 무기명 수기 표결 결과, 투표 의원 288표 가운데 찬성(가) 179표, 반대(부) 102표, 기권 3표, 무효 4표로 가결됐음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날 탄핵안이 표결을 통해 압도적으로 가결되자마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사법장악 규탄한다”며 “김명수를 탄핵하라”고 구호를 외쳤다.. 후속 의사일정을 위해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가 단상에 올라갔는데도 구호가 계속되자 더불어민주당 의석 속에서 “그럴거면 투표를 하지 말았어야지”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더 이상 구호를 외치지는 않았다.

임성근 부장판사는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세월호 7시간’ 보도가 박근혜 당시 대통령의 명예훼손이라는 혐의를 다투는 재판에 개입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 부장판사는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됐으나 무죄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해당 판결문에 임 부장판사의 행위를 두고 “위헌적 행위”라고 인정했다.

표결 이후 홍정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현안 서면브리핑에서 “헌법 제103조가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임성근 판사는 재판과정에 개입하며 헌법을 위반했다”며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재판에 개입하고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한 임성근 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통과는 삼권분립에 따라 사법부의 잘못을 견제하고 바로잡아야 하는 입법부의 의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홍 원내대변인은 임성근 부장판사의 변호인이 이날 공개한 김명수 대법원장과의 대화 녹취록을 두고 “그 녹취록 역시 이번 사건의 본질을 가릴 수는 없다”며 “징계조치 전에 사표를 내서 책임을 회피하는 행위는 공직사회의 잘못된 관행으로 여러 차례 지적받아 왔다”고 비판했다.

이에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오늘 우리나라는 중우정치(衆愚政治)의 민낯을 보았다”며 “오늘 법관 탄핵은 아무런 실익도 없고, 명분마저 희미하다. 오로지 본보기식 길들이기 탄핵”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누구를 위한 법관 탄핵인가. 바로 정권을 위한 탄핵”이라며 “민주당과 2중대들은 이 법 절차까지 다수의 힘으로 무력화하며 무리하게 탄핵을 했다”고 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후 백브리핑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탄핵안과 관련해 “대법원장으로서는 거짓말(임성근에 탄핵 발언한 적 없다고 한 거짓말-기자주)에 대해서 허위공문서 작성에 직권남용 혐의까지 있어서 대단히 부적절하다”며 “본인이 책임을 지고 거취를 결정해주기 바라고, 그 이후 절차는 당내에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