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 칼럼 ] 약속을 이행 하는 동생 대한여성일보 woman8114@naver.com |
| 2025년 10월 23일(목) 16: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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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이미 죽은 목숨이나 다름없었고, 또 적진에 가까운 곳에 쓰러져 있었기에 소대장은 한마디로 거절하였다. 그러나 동생은 계속하여 간청하였습니다.
“ 저는 가야 합니다. 형이 저를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결국 동생은 소대장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형에게로 달려가 죽어가는 형의 몸을 껴안았다. 그러나, 동생에게 안긴 형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무엇인가 속삭이더니 눈을 감았습니다. 잠시 후 부대로 돌아온 동생에게 소대장이 물었다.
“내 말이 맞지 않았나? 형은 이미 죽었다는 말일세. 목숨을 걸고 소용없는 짓을 하다니…….”
이에 눈물은 머금은 동생은 복받쳐 오르는 슬픔을 억누르며 말하였습니다.
"아닙니다. 제가 갈 때가지도 형은 살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다리고 있었어. 나는 네가 올 줄 알고 있었어‘라고요. 내가 가지 않았다면 제 형은 편히 눈을 감지 못했을 것이고, 저는 평생 비겁한 자가 되었을 것입니다.
“ 생사를 같이하자고 굳게 맹세한 이 형제들, 그래서 형은 죽어가면서도 자신을 데리러 동생이 올 것이라고 믿고 기대하고 있었으며, 또 동생은 그 약속과 형의 이와 같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위험 중에 형에게로 달려가 형을 기쁘게 하였던 것입니다.
이처럼 약속한 바를 지키며, 기대대로 행하는 것이 오늘날 우리에게 얼마나 필요한 모습인가?
종기나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두 시간마다 딸의 몸을 뒤집어 주었습니다.
네 시간마다 딸의 혈액을 채취해 혈당을 체크하고 인슐린을 주사했습니다.
그리고 매일 12번에 걸쳐 음식을 튜브로 주입해 주고모든 대소변을 처리해야 했으며 한 번에 2시간 이상 잠들지 못하고 쪽잠을 자며 딸을 돌봤습니다.
무려 38년 동안 어머니는, 식물인간이 된 딸을 그렇게 돌보고 있었습니다. 1970년, 당시 16세 소녀 '에드워드 오바라'는 인슐린 부작용으로 혼수상태에 빠지더니 안타깝게도 식물인간이 되었습니다.
에드워드는 의식을 잃기 전 엄마에게 말했습니다. "엄마. 내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해 줘요." 엄마는 딸의 손을 꼭 쥐면서 말했습니다. "물론이지. 엄마는 절대로 널 떠나지 않을 거야." 의사는 에드워드가 6개월을 넘기기 힘들 거라며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지만, 엄마는 포기하지 않았고 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은 너무도 무정했습니다.
에드워드를 38년 동안 쉬지 않고 지켰던 엄마는 몸의 늙고 쇠약함을 더는 견디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에드워드도 4년 후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 세상에서 보여준 엄마의 헌신과 사랑이 저 하늘에서는 슬프지도 힘들지도 않고 아름다웠으면 좋겠습니다.
언제 멈출지 모르는 휴식 없는 38년의 사랑. 하지만, 엄마는 마지막 순간까지 약속을 지켰습니다. 그건 누구보다도 딸을 사랑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도저히 불가능한 것도 지킬 수 없을 것 같은 일도 사랑은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사랑이 그래서 기적이라고 말합니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가 여행 중 한 시골집에 들렀는데 그 집에서 나이 어린 한 소녀를 만나게 됐습니다. 소녀는 그가 허리에 차고 있는 가죽가방이 부러워 칭얼대며 엄마에게 사달라고 조르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톨스토이는 다음날 다시 오겠노라며 그 집을 떠났습니다．
울며 보채는 소녀에게 자기의 가방을 선물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가방 속엔 문서와 각종 여행용품이 들어있어서 당장 줄 수는 없었습니다. 다음날 톨스토이는 약속대로 빈 가방을 들고 그 집을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그 소녀는 지난밤 세상을 떠난 뒤였습니다. 결국 톨스토이는 그 소녀의 관 곁에 가방을 놓아둔 채 그곳을 떠나야 했습니다．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그것이 크든 작든, 그리고 누구와의 약속이든 지켜야 합니다. 작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큰 약속도 지키지 못합니다. 또한 만사에는 기회가 있습니다. 그 기회가 지나간 다음엔 약속된 행위도 별 의미가 없어지고 맙니다．
대한여성일보 woman8114@naver.com